타이완 프로야구(CPBL)가 카지노와 포커룸 출입 선수들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1명이 방출됐고 3명은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타이완 프로야구 통계자료와 소식을 다루는 매체 'CPBL STATS'이 관련 소식을 자세하게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CPBL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끊이지 않던 승부조작 스캔들로 인해 선수들의 도박장 출입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CPBL 규정 팀 관리 지침 4항에는 "팀 스태프와 선수들은 윤락업소, 도박장 및 리그와 구단,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부적절한 장소의 출입이 금지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최근 여러 CPBL 선수들이 포커 시설에서 목격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팀으로부터 징계 조치를 받았다.
대표적인 선수는 웨이취안 드래곤스의 23세 유격수 쩡촨성이다. 쩡촨성은 지난 1월 불법 카지노 경찰 단속 과정에서 체포됐다. 선수는 텍사스 홀덤 포커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도박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도박 혐의로 기소했다.
CPBL은 선수 행동 강령 위반으로 쩡촨성에게 1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고, 드래곤스 구단은 한발 더 나아가 8월 3일 쩡촨성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드래곤스 구단은 비시즌 중이라 선수의 체포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지만, 도박 문제를 언제 처음 알게 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CPBL 칼럼니스트 왕이쉬안은 많은 야구 기자들이 3월 말부터 쩡촨성의 체포 소문을 들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드래곤스 구단의 '은폐'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쩡촨성은 2019년 드래곤스의 3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유격수 백업으로 활약했다.
8월 6일에는 드래곤스의 주전 중견수 궈톈신(24)과 주전 유격수 장정위(24)가 합법적인 카드룸에서 포커를 치는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드래곤스 구단은 두 선수에게 5경기 출전정지와 한 달치 급여 이상의 벌금을 부과했다. CPBL도 추가로 7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푸방 가디언스의 불펜 에이스 쩡쥔위에(22)도 포커룸 출입이 알려지면서 구단으로부터 출전정지와 1.5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벌금 처분을 받았다. 벌금은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CPBL은 쩡쥔위에에게도 추가로 7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가디언스 구단은 성명을 통해 "타이완 프로야구 산업의 번영은 모든 관계자들의 노력의 결과"라며 "앞으로 모든 팀 구성원과 직원들이 이러한 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며, 위반자는 가차 없이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CPBL의 엄격한 선수 관리 방침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과거 승부조작 파문의 트라우마로 인해 CPBL은 선수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합법적인 카드룸 출입조차 금지하는 등 다른 리그에 비해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지나친 규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성인인 선수들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비판과 함께, 합법적인 여가 활동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CPBL 입장에서는 과거의 아픈 경험으로 인해 도박과 관련된 모든 행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그의 신뢰도와 이미지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CPBL은 선수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구단들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더욱 면밀히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선수들 중 일부는 리그 정상급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어서 팀 전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쩡쥔위에의 경우 일본 프로야구 진출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유망주여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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